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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전세난에 정부 非아파트 매입 승부수…“효과 지켜봐야”

[정부, 전세난 긴급대책]

공공 나서서 단기간 집중 공급

규제 완화·사업자금 조달 지원

아파트 선호에 효과 미미 전망

“3기 신도시 10만 사전청약 등

파격적 공급대책 필요” 주장도

수정 2026-05-23 06:40

입력 2026-05-23 06:40

지면 5면
전세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정부가 수도권 매입임대주택 공급 확대에 나섰다. 사진은 22일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빌라 밀집 지역 모습.  뉴스1
전세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정부가 수도권 매입임대주택 공급 확대에 나섰다. 사진은 22일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빌라 밀집 지역 모습. 뉴스1

정부가 앞으로 2년간 수도권에 매입임대주택 9만 가구를 공급한다. 이 중 6만 6000가구는 서울 전역과 경기도 12개 규제지역에서 집중 매입·공급된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이 8개월 연속 상승하며 3월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자 오피스텔과 다세대·연립주택을 매입 공급함으로써 임대차 시장을 안정시키겠다는 취지다.

국토교통부는 22일 이 같은 내용의 수도권 매입임대주택 확대 방안을 발표했다. 대책이 나온 배경은 전월세 시장 불안이다. 서울 전역과 경기도 주요 지역은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이 확대되면서 임대차 매물이 줄고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3월 서울 아파트 전세 실거래가는 전월 대비 1.36% 올라 2014년 통계 집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번 대책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나온 사실상 첫 번째 전월세 안정화 대책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받는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정부는 정부는 서울 전역과 경기도 12개 규제 지역을 중심으로 6만 6000가구를 집중 공급한 후에도 비아파트 시장이 정상화될 때까지 규제지역 내 매입임대주택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오피스텔과 같은 비아파트는 상대적으로 공급 속도가 빨라 1~2년 내 가시적인 공급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非아파트 매입임대 2배로...“시장 정상화까지 계속 매입”

규제 지역에서 매입·공급될 6만 6000가구는 과거 2년 실적 대비 2배 수준이다. 지금껏 전월세 시장의 주요 공급원이었던 비아파트는 전세사기 사태 이후 착공 물량이 급격히 줄어 전세난의 요인이 되고 있다. 2023년 이후 3년간 비아파트 착공 물량은 과거 10년 치 장기 평균(2016~2025년) 대비 20~30% 수준으로 급감했다. 과거 2년(2024·2025년) 규제지역 공급 실적도 3만 6000가구(신축 매입 3만 4000가구·기축 2000가구)에 그쳤다.

정부는 민간이 공급 물량을 회복하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만큼 공공이 먼저 나서 시장 공백을 직접 메우겠다는 방침이다. 매입임대주택은 비교적 공급 효과를 빠르게 낼 수 있는 방법으로 꼽힌다. 오피스텔·연립·다세대 등 비아파트 물량은 공고 이후 2년 내 입주가 가능한 사례도 있다.

정부는 신축 5만 4000가구와 기축 1만 2000가구를 매입할 계획이다. 더불어 비아파트 시장이 정상화될 때까지는 설정한 목표를 초과하더라도 매입을 계속 늘려나갈 방침을 밝혔다. 수도권 전체로 범위를 넓히면 공급 물량이 9만 가구로 늘어난다.

공급 확대를 뒷받침하기 위한 제도 개편도 함께 추진된다. 우선 지금까지는 한 사업장 전체 동을 통째로 매입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일부 가구만 사들이는 부분 매입 방식도 허용한다. 예를 들어 이전에는 100가구 사업장에서 1개 동을 통째로 사들여야 했지만 앞으로는 20~50가구만 매입해 세를 주는 게 가능해진다. 규제지역 내 최소 매입 기준도 서울 19가구와 경기 50가구에서 10가구 이상으로 완화해 소규모 사업장도 포함할 수 있게 했다. 기존 주택 매입 시 규제지역에 한해서는 건축 연한 제한(다른 지역 10년 이하)을 없애 매입 대상과 물량을 더 늘린다.

규제 완화·사업자금 조달도 지원…전셋값 잡을까 촉각

사업자의 자금 조달을 돕는 방안도 담겼다. 시공 전 단계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급하는 토지 확보 지원금이 토지비의 최대 80%까지 올라간다. 나머지 토지비와 설계비 등 초기 사업비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보증 지원을 강화해 사업자가 실제로 부담하는 비용을 토지비의 10% 수준까지 낮춘다는 목표다.

착공 이후 공사비 지급 방식도 달라진다. 기존에는 골조 공사, 준공, 품질 검사 3단계로만 지급했지만 앞으로는 3개월 단위 공정률에 맞춰 수시로 지급해 자금 유동성을 높이기로 했다. 다만 지원 자금은 신탁사 대리 사무 등을 통해 투명하게 관리하고, LH와 HUG는 신탁우선수익권 1순위를 확보해 사업 부실을 예방한다.

다만 정부 기대와 달리 실제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시장 수요와 괴리가 있는 소형 원룸·투룸 위주라는 점이 대표적이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매입임대 확대 자체는 다다익선”이라면서도 “현 수준의 대책만으로는 시장에 미치는 효과가 미미한 만큼 도심의 고밀 개발 등을 통해 공급을 더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선호도가 높고 가격 상승세가 뚜렷한 아파트 물량 공급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실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 전월세 매물이 1년 새 10만 706건에서 5만 9816 건으로 40% 이상 쪼그라들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정부 대책의 효과가 있겠지만 아파트 선호 현상이 여전한 상황 속에서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한다”면서 “3기 신도시의 사전 청약 규모를 10만 가구 규모로 확대하는 것과 같은 파격적인 공급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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