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의 뼈대: 학문(Wissenschaft)에 대한 논고, I부

Abstract

본 논고(1부)는 헤겔-라캉-지젝의 계보를 중심으로 **학문(Wissenschaft)**의 정초를 “외부 기준에 의한 검증”이 아니라, **사태 그 자체(die Sache selbst)의 내재적 전개가 스스로를 입증하는 방식**으로 재구성한다. 여기서 정당성(Legitimacy)은 경험과학적 예측·측정 가능성이 아니라, (i) **무전제성(Presuppositionlessness)**, (ii) 개념의 **내재적 발생**, (iii) 오성적 이분법의 지양을 통해 성립하는 **사변적 동일성(차이를 내포한 동일성)**, (iv) 기표-구조에 대한 **존재론적 접근**, (v) 정신/인식의 심리학적 환원을 거부하는 **구조적 규정**이라는 최소 원리들에 의해 결정된다. 본고는 특히 “총체성(Totalität)은 비-전체(pas-tout)다”라는 명제를 출발점으로 삼아, 구조가 자기 자신을 닫을 수 없다는 사실(자기환원불가능성)이 곧 규정성의 산출로 전개되는 운동임을 논증한다. 그 결과, **구조(실체)는 자기관계하는 부정성(주체)**이며, 필연은 우연의 경로를 통과해 사후적으로 자신을 필연으로 정립한다는 테제가 도출된다. 이 정초 위에서 본고는 기존 개념들을 재배치한다. 헤겔 논리학의 **존재론-본질론-개념론**을 “규정영역”으로서 배열하고, **논리적 순차성**과 **시간적 동시성**의 구별을 통해 변증법을 사건의 서사가 아니라 구조의 자기운동으로 확정한다. 라캉-지젝의 **대상 a**, **큰 사물**, **죽음충동**, **대타자**를 “심리학적 실체”가 아니라 **존재론적 상관물/유사-구조(Quasi-Structure)**로 재정식화하며, 지젝의 **시차(parallax)**와 **절대적 되튐(Absolute Recoil)**을 헤겔적 매개의 부정이 아니라 “상호환원불가능성이 매개로 보존되는 방식”으로 재독해한다. 특히 중국어 방(및 관료제·자본주의)의 사례는 ‘이해하는 주체’의 유무가 아니라, 앎과 의미가 **외화되고 외주화된 객관정신의 회로**로서 **현실적 효력(Wirklichkeit)**을 획득하는 구조를 드러내는 단독태로 분석된다. 마지막으로 본고는 이러한 운동을 포착하기 위해 새로운 개념들을 제안한다. **구조-객체(structure-object)**는 구조와 객체의 시차적 분열이 동일한 자기관계의 두 계기임을 표시하며, **사변적 사후성**은 “이미-쓰임(already-written)”과 “다시-쓰기(re-write)”의 상호정립을 논리적 원환으로 정식화한다. 또한 **사변적 성체성사**는 “본질은 가상을 통해 현현한다”는 명제를 표상적 종교논쟁(실체변화/공재)의 오성적 잔여를 넘어 사유=존재, 본질=현상, 정신=물질의 사변적 동일성으로 지양한다. 이로써 본고는 이후의 실천적 방법론을 위한 전제로서, 구조 분석과 현실 진단을 가능케 하는 개념적 골격을 제시한다. **주제어**: 무전제성, 사변적 방법론, 사변적 동일성, 비-전체(pas-tout), 구조-객체, 시차(parallax), 절대적 되튐, 사변적 사후성, 유사-구조(대타자), 객관정신/외주화, 현실성(Wirklichke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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