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하면 15억인데”…결승 진출한 북한 여자축구 ‘내고향’ 상금 못 받는다?
유엔 대북제제 딜레마…‘北주민 해외 소득’ 여부 두고 해석 엇갈려
수정 2026-05-23 10:38
입력 2026-05-23 10:37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이하 내고향)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결승에서 우승하더라도 상금 100만 달러(약 15억 2000만 원)를 손에 쥐지 못할 처지에 놓였다.
22일(현지시간)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NK뉴스에 따르면 내고향은 23일 일본 도쿄 베르디 벨레자와 벌이는 결승에서 우승하면 100만 달러, 준우승하면 50만 달러(약 7억 6000만 원)를 받는다. 그러나 유엔과 미국 등의 대북 제재가 유지되는 상황이어서 내고향이 실제로 상금을 수령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017년 채택한 결의 2375호와 2397호를 통해 회원국이 북한 국적자에게 노동 허가를 내주지 못하도록 하고, 해외에서 소득을 얻는 북한 노동자는 본국으로 송환하도록 규정했다. 북한이 해외 노동과 외화벌이로 핵·미사일 개발 자금을 확보하는 길을 원천 차단하려는 조치다.
가장 시급한 쟁점은 스포츠 상금이 이 제재가 규정한 북한 선수의 ‘소득’에 해당하는지 여부다. 전문가들의 해석은 엇갈린다.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 출신인 다케우치 마이코는 “스포츠 상금은 승자가 경기 결과로 얻은 권리라는 점에서 복잡한 문제”라며 “상금을 포기하라고 요구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호주 시드니대 크리스토퍼 워터슨 연구원은 “법적 해석의 문제일 수 있지만, 해체된 유엔 북한 전문가 패널은 프로 스포츠 선수도 제한 조치 적용 대상으로 지목했다”고 설명했다. 국제 경제제재 분야 전문가인 김세진 변호사도 “AFC 같은 국제기구는 미국의 제재를 피하려고 지급 경로를 면밀히 살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AFC는 북한의 상금 수령 가능성을 묻는 언론 질의에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 북한 선수단에 대한 상금·물품 지급이 무산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일본축구협회는 2017년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여자선수권대회 결승을 앞두고 북한이 우승해도 상금 7만 달러(약 1억 원)를 주지 않겠다고 밝혔다. 북한 선수단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과 지난해 파리 하계올림픽에서도 삼성전자가 참가 선수에게 제공한 스마트폰을 대북 제재를 이유로 받지 못했다.
상금 지급이 결정되더라도 실무 차원의 벽이 남는다. 다케우치는 “제3국 은행은 유엔 제재와 미국의 달러 기반 금융 제재 위험 때문에 송금을 꺼릴 가능성이 높다”며 “AFC 후원사도 북한 관련 제재에 연루됐다는 인상을 우려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 서울경제신문,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많이 본 뉴스
오늘의 연재
더 많은 연재오늘의 이슈
더 많은 이슈-
1,648개
-
350개